60년대 제주 여객선 도라지호

1963년은 제주도가 해상 항공 교통 측면에서 큰 발전을 이룬 해였다.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해상 정기선이 매일 다니기 시작하면서 항공 교통도 매일 운항 시대를 연 뜻깊은 해였다. 예전에는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배의 규모가 작아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운항할 수 없었고 항해를 떠나도 선박이 낡고 속도도 느려 늘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대형 해상사고가 없었다는 것은 기적이다. 더욱이 제주항에는 큰 암초가 있어 큰 배가 다닐 수 없었으나 해군 UDT가 파견을 나가 폭파해 주어 제주항에 대규모 선박 운항이 가능해졌다.

제주항에 입항 중인 도라지호

특히 여객선의 대형화를 이루면서 1961년 5월 16일 군사 정변을 일으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의장이 제주도를 방문하여 도민과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신군부가 제주도민의 신뢰를 사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제주도의 교통 근대화는 제주 관광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토대가 되었다. 더욱이 제주도에 현대식 관광호텔인 제주관광호텔이 문을 열면서 제주관광의 고급화 시대를 열었고 한라산 횡단도로 포장 개통은 제주개발의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제주관광호텔 개관식

리뉴얼을 거쳐 하니크라운호텔로 개칭된 제주관광호텔

1963년 1월 4일 제주~목포를 연결하는 정기 여객선 덕남호가 제주항 동부 부두에 취항하였는데, 제주를 출발하여 7시간 만에 목포에 도착할 수 있는 배였다. 덕남호는 이틀 간격으로 낮에 운항했다. 이어 8월 13일에는 500톤급 가야호가 취항하여 제주~목포를 6시간대에 도달하는 쾌속 정기선 시대를 예고하였다.지난 9월 28일에는 제주~부산을 오가는 여객선 도라지호가 취항하면서 제주의 해상 교통은 혁명적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대형 여객선이었던 973톤급 도라지호는 부산제주 간을 12시간이면 갈 수 있었고 무선전화와 독방, 특등실과 1, 2등실 침대를 갖춘 나름의 현대식 선박이었다. 도라지호는 국제입찰을 통해 일본 조선소에 6000만원 남짓에 낙찰돼 건조됐다. 그 무렵 신군부가 추진한 제주기점 해상교통수단 확충사업으로 제주도민을 위해 만든 도라지호는 매일 운항하면서 제주 해상교통의 1일 1발제 시대를 처음 열었다.

여객선 도라지호가 제주항에 입항할 당시 선박의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취항식에 참석한 제주도민들은 선박의 웅장한 스케일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거더를 이용하여 자가용을 탑재하고 있는 도라지호

도라지호에 이어 제주~부산 간 918톤급 아리랑호가 취항하였는데, 이 배는 원래 부산~하관을 운항하던 대형 여객선이었다. 그만큼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여객선의 대형화와 정기화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연락선의 규모가 커지고 속도도 빨라지므로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육지관광객들도 제주를 오가는 것이 편하고 안전해졌다.# 자료 출처 : 제주일보(http://www.je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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